특정물 매매의 하자담보책임
철수에게 남은것은 고물 자동차 한대 뿐, 이것을 영호에게 팔기로 하고 매매계약을 했다.
영호는 자동차를 받아서 드라이브를 나갔는데 얼마 가지않아서 이상한 소리가 엔진에서 들리더니 이내 차가 멈춰서고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화가난 영호는 철수에게 전화해서 따진다.
"야, 차가 왜이래. 출발한지 오분도 안되서 퍼져버렸잖아! 너 고장난 차를 팔면 어떻해 임마!!"
철수는 이번에도 할말은 있다.
"야, 분명 어제까진 멀쩡했는데 너가 산 다음에 고장난거지. 그거 아무 문제없었어."
이럴때 민법 규정을 알아보자.
제580조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1)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제575조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그러나 매수인이 하자 있는 것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한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전항의 규정은 경매의 경우에 적용하지 아니한다.
하자란 해당 물건이 거래에서 요구되는 통상의 품질이나 성능을 갖추었는지를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하며, 그 판단시기는 매매계약 성립시를 기준으로 한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목적은 운전을 해서 이동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므로 영호가 산 자동차에는 분명히 하자가 있다고 볼수 있다.
따라서 영호는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므로 계약을 해제하고 자동차를 반납하고 철수에게 돈을 반환받을 수 있다. 손해가 발생했다면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만일 자동차에 있는 하자가 간단한 수리로 고칠 수 있는 것이라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는 볼수 없으므로 이때엔 계약해제까진 안되고 철수에게 수리해 놓으라고 손해배상청구를 할수는 있다.
다만 영호는 철수의 자동차에 하자가 있다는 것을 몰랐어야 하고,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어야만 한다.
철수가 억울하다면 영호가 내 차에 하자가 있는 걸 알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한다.
종류물 매매의 하자담보책임
철수는 이번엔 자동차회사의 영업사원으로 들어갔다. 친구 호동이가 마침 차를 산다고 해서 새로나온 그랜저 한대를 철수에게 주문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차를 받아서 운전을 며칠 했는데, 아니 재수없게도 이번에도 차량 엔진에 결함이 있어서 차가 멈춰서 버렸다.
호동이는 철수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수 있을까?
제581조 (종류매매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1) 매매의 목적물을 종류로 지정한 경우에 그 후 특정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전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2) 전항의 경우에 매수인은 계약의 해제 또는 손해배상의 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하자없는 물건을 청구할 수 있다.
호동이가 한 매매계약은 종류물매매이다. 즉 "그랜저 2.5 2022년식 가솔린 A모델" 처럼 종류만 정해서 사기로 한 것이다. 즉 그물건은 세상에 한대만 있는게 아니라 공장에서 수천대가 만들어져 있는 물건이니까 철수는 그 모델 자동차만 한대 가져다 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호동이에게 가져다 준 순간에는 특정물이 된다. 즉 다른 똑같은 제품이 아닌 '이 제품'을 사는 것으로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호동이는 그랜저를 주문했고 마침 철수가 자기에게 가지고 온 그랜저자동차(특정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으므로 전조인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호동이는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물론 호동이는 하자가 있는것을 알지 못했고 거기에 과실이 없었어야 한다. (새 차에 하자가 있는걸 어찌 미리 알수 있겠는가?)
그런데 2항에서 이 경우에는 특별한 옵션이 하나 더 추가된다. 그랜저는 똑같은 게 많이 있으니까 이거 가지고 가고 다른 차 문제없는 걸로 다시 가져오는게 서로에게 더 편리한 결과가 되기 때문에, 복잡하게 할것 없이 반품하고 다시 새물건 가지고 와! 이렇게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둔 것이다.
우리가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결함이 있으면 주문취소를 할수도 있고
새제품으로 반품 교환을 할수 있는 것이 마찬가지의 이유이다.
다만, 이러한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간은 약간 차이를 주고 있는데,
575조 576조 처럼 권리에 하자가 있는 경우는 그걸 처리하는 기간이 눈에 보이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보다는 오래걸릴수 있으므로 기간을 1년으로 두었다면 이렇게 물건을 사고파는 경우에는 6개월까지만 해제하거나 교환요청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할수 있도록 기간을 줄인것이다. 신속한 거래의 안전을 위한 규정이다.
제582조 (전 2조의 권리행사기간)
전2조에 의한 권리는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월 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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