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새해 벽두부터 멸공논란이 일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 이라는 말을 쓴 이후에 인스타그램측에서 선동과 폭력에 대한 가이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게시물이 삭제된 것이다.
그 이후에 정 부회장은 다시금 같은 게시물을 올렸고 이번엔 시진핑 주석을 태그까지 하였다.
이에 대해서 민주당측은 책임없는 행동이라며 비판에 나섰고,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어제 신세계 이마트에 방문해서 멸치와 콩을 구입하는 사진을 찍으며 이른바 '멸공 몰이'에 불을 붙였다.
달걀과 파와 멸치와 콩을 샀다고 해서 해시태그로 붙인 이 품목들을 붙여서 '달파멸콩'이란 신조어가 보수지지자들 사이로 급하게 전파하고 있다고 한다.
달파멸콩에 대해서는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이런 해석을 내놓았다.
문재인의 "문" 이 영어로 moon (달) 을 뜻하고, 파(破)는 깨뜨린다는 의미로 결국 정권을 교체하고 멸공을 이룩하자는 슬로건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정청래 의원은 자신은 좌파라면서 왼손에 파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기도 하여 양측의 논쟁과 대립이 유행을 타고 번져나가고 있다.
이번 대선은 여러가지로 낯설고 황당한 선거인듯 하다.
국가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중대한 일을 두고 '설마 저런일들이 생기겠어' 싶은 사건들이 너무도 즐비한 것이다.
두 후보의 자질과 능력은 뒤로 제쳐두고라도
양측 진영에서 하는 행태들을 보면 딱하기 그지없는 장면들 뿐이다.
초등학생들이 맘먹고 장난을 하기로 해도 이렇게 일관되고 꾸준하게 유치하지는 못할 것 같다.
멸공은 나같은 아재들은 어려서부터 귀에 닳도록 듣고 자란 말이다.
80년대까지도 매년 반공 포스터 그리기와 멸공웅변대회 등 북한에 대응하는 이념교육이 초중고 학교에서 있었다.
나도 반공웅변대회에 나가서 "공산당의 앞잡이 김일성 김정일은 하루빨리 세상에서 없어져야 합니다." 라고 소리를 높여 외쳤었고, 상도 받은 기억이 난다.
세상은 변했고, 이제는 더이상 반공이니 멸공같은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젊은 세대들은 아예 모르는 말일수도 있다.
당연하다. 세상이 변하고 세월이 흘렀으니 말이다.
누군가가 과거의 단어를 썼다고 해서 그사람은 아직도 과거의 이념적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인가?
이념이니 사상이니 하는 것들로 어떻게 해서든 상대방을 공격할 구실을 만들고
현대의 문물이라는 SNS의 한줄 글과 사진으로 갑론을박하는 오늘날의 기성세대들이 너무도 유치하다.
정치인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서 고작 한두줄 글과 사진밖에는 쓸줄 모르는가?
이런 블로그에라도 본인의 의견과 정책과 지론을 펼쳐나가면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설명하는 진중한 자세의 정치인들은 없는가?
초등학교 반장선거만도 못할 것 같은 요즈음의 대선정국을 지켜보면서
중도층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우리 국민들이 큰 욕심 내는 것도 아닌데..
그저 상식적이고 같이 더불어 살아갈만한 나라를 만들고 그게 우리 자녀들 세대에도 잘 전해지기를 바랄뿐인데..
그게 욕심인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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